진보정당에는 두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1. 진보와 보수대립에 있어서 진보 쪽 진영에 있는 정당이다.

2. 성향이 혁신적이고, 진보적인(Progressive)한 정당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진보정당이라 자처하는 정당들(민노당, 진보신당) 관계자가 있다면 한 번 질문을 해보고 싶습니다. 진보정당의 진보의 의미는 저 두가지 중 어떤 것이냐고 말입니다. 만약 진보정당의 주류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2번을 주장한다면 저는 이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이들이 사실상 추구하는 것이 1번이라면 그 것이야 말로 이들이 자신의 한계를 체험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아마도 제 생각이 맞다면 1, 2번 모두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들이 진보적 성향을 싫어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떻게 보면 진보에 빠져들어 있고 매료되어 있습니다. 박정희씨가 왜 인기가 있습니까? 뒤쳐진 산업화를 만회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깔고 각종산업을 유치하는 등 진보적인 정책과 혁신적인 사회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이라 봅니다. 이명박씨 또한 대선후보시절 자신이 진보정당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명박후보가 내건 공약 또한 적지 않이 진보적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반값등록금에 신혼부부들에게 집을 한채씩 주겠다는 등..(막상 뚜껑을 까보니 등록금의 남은 반값은 무료가 아니라 대출 해가란 이야기였고, 신혼부부 내집마련은 로또 수준의 당첨확률조건이 필요한 무늬만 진보인 사기공약이었죠..)

이렇듯 대한민국 국민들이 진보를 좋아하는데 왜 진보정당 이야기만 하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까요? 이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의 문제일 수도 있고 철학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암튼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변화란 것이 꼭 필요한 것이라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 변하는 것 보다는 소수의 진보정당 관계자들이 변하는 것이 훨씬 쉬울것이라 생각된다는 것입니다(아니 더 어려운건가요?)

제가 볼때 진보정당들이 일반국민들과 가장 큰 시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진보적 정책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다수의 표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 국민들은 자신들의 삶에 있어서 진보적인 해결책을 기대하는 반면 진보정당의 진보는 그 타겟이 대게 사회적 약자들로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절대다수의 표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않고 사회적약자들의 권익만 줄창 부르짖어서는 해결책은 안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국민들의 삶을 한 번 들여다 보세요.. 저 같은 경우 가난하지 않은 부모 만나 나름데로 검소한 습관을 가지고 있어 어찌어찌 내집이라도 한칸 가지고 있지만 일반 서민이 평생 벌어도 집한칸 마련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나마 생존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직장에서 야근을 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식을 사교육의 비교우위에 뒤쳐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인생을 즐기는 것은 뒷전으로 미룰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반국민들은 그들에게 지워진 이러한 무거운 짐을 어떤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해결해 주길 바랄겁니다. 그 것이 진보정당이 분발해야 하는 당위성이라 생각도 되구요..

위의 두 예중에 1번을 이야기 하고 싶은데요.. 아마도 진보정당들은 당연히 이념적인 진보를 주장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 이념성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로는 대한민국의 대표성을 띈 정치세력이 되기 위해선 이상이 편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씨와 이명박씨의 대표적인 차이가 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씨는 보수집단을 억제할 적절한 카드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비아냥거리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씨는 겉으로는 진보와 보수를 모두 포용하면서도 뒤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보측 혹은 정치적 적대세력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저는 실리로 따지면 이명박씨쪽이 더 크다고 봅니다. 노무현씨는 골수팬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결국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하지 않았는지요..

이념성을 버려야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대한민국의 이념적 대립구도가 그들이 생각하는데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이념적 대립구도는 이념적 대립구도처럼 보이지만 사실상은 과거 전쟁으로인해 파생된 것이며 실제 정치적 철학으로서의 의미는 퇴색되었습니다. 단순히 그 것 뿐이라면 전쟁세대가 역사에서 사라지면 해결될 문제라고 보이지만 여기에 지역구도까지 겹치면서 그 의미는 더욱 퇴색되어버려서 당분간은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라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고로 진보정당이 이념대립구를 끌고 나오면 나올 수록 그 혜택은 진보정당이 아니라 민주당이 누리게 되어 있습니다. 금번 선거에서 심상정, 노회찬씨가 당했던 설움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위의 1, 2번의 예에서 철저하게 1번은 버리고 2번은 제대로 취하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당의 내부적개혁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성당원만 받지 말고 과감하게 문호를 개방하고 골수좌파들의 이상에만 빠져들지 말고 일반국민들의 고민과 이상을 흡수해서 그들과 공감을 하길 빕니다. 그리고 회계처리 같은거 공개하고 오픈프라이머리제 같은 걸로 경선을 실시하고 암튼 뭐 그런 진보정당다운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보정당 관계자들께서는 네까짓게 뭔데 우리한테 감놔라 배놔라 하냐 하실지 모르겠으나 저 또한 개인적으로 진보정당이 예뻐서 이런 충언(?)을 일삼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작금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립구도에서는 더이상 일반 국민들이나 서민들의 솔루션이 없다고 봅니다. 그냥 지들끼리 돌아가면서 한 번씩 해먹으면서 적절하게 진보적인 스탠스만 취하면서 뒤로는 호박씨까면서 지들끼리만 실익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점점 퇴색되어가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입니다.

또한 시대가 변해서 과거에는 세력싸움에 묻어서 컨텐츠가 희생될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였다면 이제는 충분히 컨텐츠로 승부를 볼 수도 있는 사회가 도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의 가장큰 근거는 제러미러프킨씨의 '소유의 종말'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책에서 예언(?)한 바데로 움직이고 있는 세상의 변화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구요.. 예를 들어 KT와 SKT의 나눠먹기식 지리멸렬한 경쟁에서 아이폰같은 혁신컨텐츠가 나오니까 소비자들이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 즐거움의 비명을 지른 것을 들 수 있듯이요.. 진보정당이 충분히 컨텐츠만 갖추고서 나타난다면 충분히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대안세력으로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것이 민주주의에 더 가까운 모습이기도 하구요..



Posted by SIZERS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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